오늘 포스팅은 김영하 산문이에요!
한때 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이 책으로 도배된 풍경을 본 적이 있는데요.
며칠 전 서점에 갔을 때도 아직 김영하 산문 여행의 이유 라는 책이
눈에 띄는 곳에 비치되어 있더라고요!
전에 몇 번 읽기를 시도했지만 앞파트만 읽다 말기를 여러번.
주에 한 번 나가는 독서모임에서 이번 테마를 '여행'으로 잡아
다시 한 번 제대로 읽게 되었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저만의 여행의 이유를 물으면
이거다, 저거다 말해줄 수 있는데,
김영하 작가님이 쓴 여행의 이유가 무척 궁금하기도 했고요.
꼭 완독해야지 하고 읽었던 것 같아요.
기억에 나는 부분 중 하나는
여행의 목적에 관한 이야기였어요.
"여행기란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길을 떠난 주인공이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참 공감이 되는 내용이었다. 여행이란 원래 본래 목적은 예쁜 것을 보고 즐거운 경험을 하기 위해 떠나지만 여행 과정 중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얻게 된다. 그게 사람이 될 수도, 인생교훈이 될 수도 있다. 한 번 떠난 여행은 그렇게 여행자에게 많은 것을 남긴다. 그래서 매번 여행은 설렌다.
"그 과정에서 원래 얻으려던 것보다 더 소중한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중략) 그래서 인생과 여행은 신비롭다. 설령 우리가 원하던 것을 얻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실패와 시련, 좌절을 겪는다 해도, 우리가 그 안에서 얼마든지 기쁨을 찾아내고 행복을 누리며 깊은 깨달음을 얻기 때문이다."
이러한 면에서 인생과 여행은 신비롭다고 말한다. 이렇게 인생과 여행은 닮은 것이다. 인생도 살다보면 목적과 달리 다양한 선물을 얻게 된다. 인생도 하나의 여행이기 때문이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을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잘 알게 되는 것. 생각해보면 나에게 여행은 언제나 그런 것이었다."
중국 여행 계획을 하고 떠난 저자는 비자를 미리 발급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추방당하는데, 그 책이 그렇게 시작한다. 여행의 의미가 저자에게 그런거구나. 한 번도 글이나 말로 쏟아낸 적은 없지만 아, 나에게도 여행은 그런 이유가 있었지라고 생각이 들게 만드는 부분.
"우리의 정체성은 스스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타인의 인정을 통해 비로소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혼자 여행을 떠나본 사람이라면, 해외여행을 떠나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느낄 것이다. 주변에 나의 신분을 보장해줄 누군가가 있음과 없음의 차이가 얼마나 큰 안정성을 주는지 말이다. 하지만, 혼자라는 상황 또는 해외라는 상황이 주는 의외의 장점도 있다. 바로 내가 무슨 신분인지 신경쓰지 않고 즐길 수 있다는 것. 저자는 선자의 경우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했지만, 공무원의 삶을 사는 나로서는 여행 안에서 후자의 의미를 더 많이 즐기는 편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그냥 '나'라는 존재로 그 자체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것. 꼭 누군가의 기대대로 살지 않아도 되는 것 말이다.
"아무것도 아닌자 : 노바디"
나는 그 아무것도 아닌 자가 좋다. 여행지에 존재하는 누구에게도 아무것도 아닌 것을 나는 즐긴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에게 오롯이 집중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 같다. 또는 두 사람이 함께라면 그 둘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기 위해서 말이다. 남들 시선 따위는 신경쓰지 않은 채 그냥 나 그 자체인 모습으로, 또는 두사람 그 자체의 모습으로 말이다.
총평 : 책이 생각보다 쉽게 읽혔다. 독서모임에서 이 책은 누구에게 추천해줘도 호불호 중 항상 호에 속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 다들 상당히 좋아하는 책이구나 라고 생각이 들었다. 문장이 간결하고 눈으로 훑어 읽어내려오기 쉽다. 문장의 구성이 다채롭고 글을 참 맛있게 쓴다. 저자의 독서량이 느껴지는 책이었는데, 그런 부분은 가끔 뇌리에 쏙 들어오지 않고 스쳐읽기도 했다. 그래도 이 책은 참 재미있다. 하루만에 다 읽을 수 있는 쉽고 간결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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