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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em & Books

#4 좋은 이별, 김형경 애도심리 에세이

by 소봉봉 2021.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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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대한 책은 서점에 많지만
이별에 대한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더군다나 이별에 대한 글귀는 어느정도 있지만
'애도'에 관한 관점은 처음으로 접한 책이었다.

이별을 겪으며 마음 속에서 일던 아지랑이, 그순간 했던 선택들이
한챕터씩 엮어있는 신기한 책이었다.

그때 그랬지, 그래서 그런거였구나. 를
마음 속 깊이 느꼈던 책.

이별을 겪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부디 애도단계를 충실히 겪어내고 담담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를.

41p 상실이난 결핍이 모든 싦리적 문제의 원인이라면 애도는 그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해결책이다.
정신분석적 심리치료는 지금 이곳에서 불편을 겪는 문제의 원인을 내면 깊은 곳에서 끄집어내어 해석해주고, 상처 입은 곳으로 돌아가 그때 충분히 슬퍼하며 울지 못한 울음을 다시 우는 작업니다. 상처 입은 과거의 자기 뿐 아니라 , 분노에 붙잡힌 자기도 충분히 슬퍼한 후에 떠나 보낸다.

52p 프로이트는 사랑을 리비도의 투자, 이별을 리비도의 회수라고 설명한다. 리비도란 원본능 영역의 열정 덩어리로서 사랑하는 마음, 성 에너지, 심리적 비중 등을 통틀어 지칭하는 의미쯤 된다. 리비도를 거두어 오는 일은 빌려주었던 책을 돌려받는 것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떠난 후엗도 리비도는 관성의 법칙에 의해 한동안 상대방을 향해 흘러간다. 떠난 사람을 그리워하고, 찾아다니고 고통스러워 한다.

81p 너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서 잘살고 말 거야. 그렇게 복수하고자 한은 마음을 품는 것도 분노의 결과이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을 떠난 사람과 비교하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 역시 애도 과정이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애도 작업이 완료되면 그런 생각을 했던 자신이 우습게 느껴진다. 옛 연인이 더 이상 멋져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85p 슬퍼하기, 슬픔 속에 머무르기를 통해서만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다.

103p 그리움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상실한 대상에게 사로잡힌 상태를 의미한다. (중략) 행동만 하는게 아니라 심리적으로 사로잡힌 반응도 보인다. 모든 생각과 정서와 감각이 떠난 대상을 향해 있다. 추억을 되풀이해서 떠올리기, 잃은 대상의 이미지에 고착되기, 길을 걷다가 그와 비슷한 사람을 보거나 떠난 사람의 목소리 듣기. (중략) 만약에 게임을 한도없이 이어가면서 그 관계를 복구하기 등등 시간의 바퀴를 되돌리기 위해 애쓰고, 정서적 존재 전부를 걸고 상실과 싸운다.

153p 상실의 현장, 고통스러운 감정으로부터 멀리 떠나는 행위는 말그대로 도피이다.
하지만 그것은 한결 진전된 애도 방식이기도 하다. 이 지점에 이르면 잃은 대상을 포기하는 마음이 내면에 자리잡는다. 대상을 향하던 열정이 방향을 바꾸어 먼 곳,낯선 곳을 향하게 된 것만으로 새로운 비전을 확보할 공간이 마련된다는 의미이다. 먼 곳으로 가면 주체할 수없는 열정을 새로운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투자할 수 있다.

215p 정신분석학자들은 애도 작업에서 성취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를 양가감정의 통합을 꼽는다. 떠난 사람에 대해 느끼는 사랑과 분노를, 감사하는 마음과 시기심을, 관용과 질투를 모두 자기 내면에서 합쳐야 한다. 멀리 떨어뜨려 둔 부정적인 감정들을 건강한 마음과 합쳐서 자신의 일부로 만들면 그만큼 크고 튼튼해진다. 내면을 억압하는데 사용하던 에너지도 보다 창의적인 곳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263p 애도 작업의 마지막 단계는 잃은 대상을 마음에서 떠나보내는 일이다. 죽음 쪽으로, 텅빈 상실쪽으로 끌려가지 않기위해서 우리는 적절한 시점에서 과거의 인물을 떠나보내야 한다. 동시에 과거의 인물과 관계 맺으며 형성한 과거의 자기도 떠나 보내야 한다. (중략) 떠난 사람에 대해서 '그가 나를 버리고 떠났다'는 사실에 집착할 게 아니라 '나는 그가 떠난 상황에 주도적으로 대처할 것이다'라는 태도를 취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일이 필요하다. 나의 실존은 떠난 연인이나 부모에게 달려있는게 아니라 나 자신의 결정과 행동에 달려있다. 삶의 의미조차 스스로 발견해 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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